오랜 기간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해 오시면서 얇아진 피부와 잦은 멍, 그리고 약물에 대한 내성까지 겹쳐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고통이 상당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약을 발라도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는 상황에서 느끼셨을 막막함과 두려움에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스테로이드는 염증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간 사용 시 피부의 콜라겐 합성을 저해하여 피부를 종잇장처럼 얇게 만들고 모세혈관을 확장시키는 부작용을 동반합니다. 질문자님께서 겪고 계신 상황은 전형적인 '스테로이드 리바운드' 및 내성 단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피부가 약물에 의존하게 되어 자체적인 방어 능력과 재생 능력을 상실했음을 의미하며, 억눌려 있던 염증이 약효가 떨어지거나 내성이 생기면서 폭발적으로 올라오는 현상입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는 이러한 리바운드를 막기 위해 약물의 강도를 서서히 낮추는 테이퍼링을 시도하거나 면역억제제를 병행하지만, 이미 피부 장벽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약을 조금만 줄여도 증상이 걷잡을 수 없이 심해져 다시 약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쉽습니다. 이는 근본적인 피부의 자생력을 회복시키지 못한 채 증상 억제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적인 치료는 스테로이드 연고처럼 단순히 피부의 염증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치료가 아니라, 인체 전반적인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하여 스스로 염증을 이겨낼 수 있는 피부 체질로 바꾸는 개념으로 접근합니다. 치료는 개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따라 맞춤한약을 복용하시면서 체내에 축적된 스테로이드 독소와 염증 물질의 배출을 유도합니다. 이와 함께 주 1회 내원하시어 얇아진 피부의 재생을 돕는 미세침 치료, 약침 치료, 침 치료, 습포 요법 등을 병행하여 피부 장벽을 두껍고 튼튼하게 재건합니다. 또한 피부 상태에 따라 집에서 편하게 바르거나 뿌리는 천연 한방 외용제를 사용하여 진물을 진정시키고 건조함을 완화합니다.

리바운드 시기에는 피부가 매우 예민하므로 물리적인 마찰을 피하고, 진물이 날 경우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환부를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짧게 하되 세정제 사용을 최소화하고, 보습제는 따가움이 느껴지지 않는 순한 제품을 선택해 얇게 자주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면역력 회복을 위해 가공식품과 밀가루, 맵고 짠 음식 섭취를 줄이고 신선한 야채와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시길 권해드립니다.

현재 신체 상태와 질환의 경중에 따라 세부적인 치료 방법과 치료 기간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상담과 진료를 받아 보시길 바랍니다. 질문자님의 쾌유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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