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서 흐르는 땀과 함께 붉게 달아오르는 증상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마다 긴장되고, 그 긴장감 때문에 다시 증상이 심해지는 악순환으로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하셨을까요. 일상생활 자체가 위축되고 자신감마저 떨어지셨을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안면 다한증은 단순히 날씨가 더워서 땀이 나는 것이 아니라,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가 과민하게 반응하여 필요 이상의 땀을 얼굴로 배출하는 질환입니다. 질문자님처럼 긴장할 때 증상이 심해진다면 심리적인 요인과 신체 내부의 열 불균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일반적인 치료로는 땀샘의 구멍을 막는 염화알루미늄 제제를 바르거나 보톡스 주사, 혹은 교감신경 차단술 등을 고려하게 됩니다. 이러한 방법들은 당장의 땀 배출을 물리적으로 억제하는 데는 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약효가 떨어지면 증상이 다시 나타나거나 입 마름, 눈 건조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고, 무엇보다 억제된 땀이 다른 신체 부위에서 터져 나오는 보상성 발한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근본적인 원인 해결에는 한계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안면 다한증을 단순히 땀 구멍의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체내의 열이 위로 비정상적으로 쏠리는 '상열하한(상체는 뜨겁고 하체는 차가운)'의 불균형 상태와,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심장의 기능 약화로 파악합니다. 치료는 전신적인 기혈 순환 개선을 위해 환자분의 체질과 증상에 맞춘 한약을 처방하여 상체에 몰린 열독을 풀어내고 자율신경계의 안정을 도모합니다. 또한 주 1회 정도 내원하여 안면부의 긴장을 풀어주는 침 치료와 약침 치료, 그리고 자율신경 조절을 돕는 뜸 치료 등을 병행합니다. 이러한 치료는 땀샘을 억지로 막는 것이 아니라, 몸 스스로 체온과 땀 배출을 정상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회복시켜 재발을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생활 속에서는 교감신경을 과도하게 자극하여 심박수를 높이는 카페인 음료나 술, 맵고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긴장 상황이 예상될 때는 미리 심호흡을 하여 마음을 이완시키는 것이 좋으며, 평소 반신욕이나 족욕을 꾸준히 하여 하체를 따뜻하게 하고 상체의 열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수승화강의 순환을 돕는 것이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현재 신체 상태와 질환의 경중에 따라 세부적인 치료 방법과 치료 기간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상담과 진료를 받아 보시길 바랍니다. 질문자님의 쾌유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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